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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주거공간의 의미(definition)

주거공간이란 과연 무엇인가? 어떻게 이해하고 정의해야 하는가?

 우리는 대체로 '주거'라고 하면 고형화된 물리적인 건물로서의 주택(住宅)이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거주(居住)라고 하는 동사적 의미가 함께 포함되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주거'의 의미를 집 '주(住)', 집 '거(居)'라는 명사형 단어의 조합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자어의 의미를 조금만 더 따져보면, '住'는 '인간이 주인이 되는', '인간 중심의'라는 말이며, '居'는 명사형이기보다는 동사형의 '거하다', '살다', '있다'의 의미를 가진다. 이런 맥락에서 영어에서 주거를 뜻하는 단어인 'house'는 '집', '주택'과 같이 명사적이며 건물 그 자체의 의미가 강하지만, 'housing'은 살아가는 동사적 의미가 강조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프랑스어에서 주거를 뜻하는 '레지던스(residence)' 역시 '앉아서 지낸다'라고 하는 동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에, 주거는 '인간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터전', '인간이 오래 머무르며 휴식하는 고유한 장소'라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건물이 건립됨으로써 주거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거주함(dwelling)'이 전제될 때 주거는 진정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바꿔 말해, 인간의 거주함이라고 하는 삶의 성격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주거는 참된 주거가 아닌 것이다. 집은 삶을 담아내는 문화적 그릇이 되어야 한다. 인간의 집이 동물의 거처와 다른 것은 본능을 해결하는 최소한의 생활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이 반영된 각종 문화와 의식과 삶의 패턴이 펼쳐진다는 데 있다.

 좋은 주거의 기준은 집의 크기나 장식, 혹은 재료에 있지 않다. 근본적인 인간의 삶이 펼쳐질 수 있도록 해주느냐가 관건이다. 최고급 주택이나 큰 평수 아파트에 산다 하더라도 거주의 의미를 만끽하지 못한다면 좋은 주거가 아닌 것이다.

'거주함'은 우리가 사는 아파트와 주택이라고 하는 일정 영역 내에 정치(定置)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여러 가지의 생활 세계와 주변 여건이 맞물려 있으면서 거기에서 고유한 삶의 패턴을 펼치는 우리 인간의 존재 방식을 일컫는 용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거주함은 자기의 삶(세계)이 투영되는 것이며 동시에 자기의 삶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좋은 주거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거주자의 상황이나 주거욕구를 정확히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출처: 하우징디자인핸드북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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