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무엇이고,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기본 정신(mind)은 무엇일까?
이런 원론적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어원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의 라틴어 어원인 '데지그나레(designare)'는 본래 '지시하다" 혹은 '의미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적 구조는 '기호(sign)' 혹은 '상징(symbol)'을 뜻하는 'signare'라는 말에, 분리(to separate)'의 뜻을 가지는 부정적 접두어 'de-'가 결합된 것이다. 즉, '데지그나레'는 '기존의 기호로부터 분리시켜 새로운 기호를 지시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기존에 존재하는 기호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기호를 창조하는 행위'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디자인은 단순히 색이 화려하고 보기에 좋거나 사용하기에 편리한 새로운 형태라고 여기는 통상적 인식보다는, 더 포괄적이며 본질적인 의 미를 내포하고 있다. 대중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각종 기호나 기능, 구조, 생활패턴, 문화, 사회시스템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생활환경을 제안하고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디자인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굿 디자인(good design)
굿 디자인(good design)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 존재하는 기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그것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선행되어야 한다.
주거공간 디자인에 있어서는 대지의 특성과 주변 맥락(context), 클라이언트(client)의 요구사항, 지역의 기후적 특징, 변화하는 생활방식(lifestyle), 미래의 기술 등이 '이미 존재하는 기호'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검토와 분석을 통해서 디자인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에 도달하게 된다. 분석적인 과정을 충분히 거쳤을 때, 디자인은 객관적 공감대가 형성되며 보다 더 많은 대중에게 공유될 수 있다.
굿 디자인의 또 하나의 조건은 기존의 기호가 가진 한계 상황을 일순간에 뛰어넘을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잠재되 어 있는 욕구나 문화적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어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해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그로 인해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삶의 질(質)이 한 단계 격상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굿 디자인은 분석적 마인드와 창의적 마인드가 조화를 이루었을 때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분석적 마인드를 통해 디자인의 합목적성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기 논리에 대한 객관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서는 디자인이 공유될 수 없다. 또한 창의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주관적 해석이 기존에 존재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독창성(originality)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독창적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혼자만의 상상이나 즐거움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기 좋으며 사용하기에 좋은 형태로 표현(객관화)함으로써 디자인은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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